못 들은 척, 진짜일까?
소파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를 불러봅니다. 눈은 그대로 감겨 있고 꼬리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름을 말한 순간 한쪽 귀가 내 쪽으로 돌아옵니다. 두 번째에는 고개가 아주 조금 들리고요.
고양이의 대답은 “야옹”보다 귀 끝 1cm에 숨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사람이 기대하는 대답이 없다고, 고양이에게도 아무 반응이 없었던 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름만 들려준 실험
연구팀은 먼저 고양이에게 이름과 비슷한 길이의 평범한 단어를 네 번 들려줬습니다. 같은 목소리가 이어지자 귀와 고개 움직임은 점점 줄었습니다.
그다음 다섯 번째 소리로 고양이의 이름을 들려줬습니다.
평범한 단어에는 익숙해졌던 고양이들이 자기 이름에서 다시 귀나 고개를 움직였습니다. 낯선 사람이 불러도 같은 차이가 나타난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적어도 자기 이름을 다른 소리와 구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나비”라는 이름이 자기 존재를 뜻한다는 것까지 사람처럼 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름 뒤에 밥, 놀이, 쓰다듬기 같은 일이 자주 이어져 특별한 소리가 됐을 수도 있습니다.
광고
알아도 안 오는 이유
연구 속 고양이들은 이름을 들었을 때 주로 귀나 고개를 움직였습니다. 울거나 자리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드물었습니다.
여기서 고양이와 사람의 기대가 엇갈립니다.
우리는 이름을 부르면 쳐다보거나 다가오길 바라지만, 고양이는 소리의 정체만 확인하고 끝낼 수 있습니다.
“응, 네가 부른 거 알아.” 하고 귀만 돌린 뒤 다시 자는 셈입니다.
간식 소리에는 달려오면서 이름에는 가만히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간식에는 바로 얻을 보상이 있지만, 이름 뒤에 무엇이 올지는 매번 다르니까요.
그래서 “이름을 안다”와 “부르면 온다”는 같은 능력이 아닙니다.
알아듣는 것과 크게 대답하는 것은 다르다


집사 목소리도 알아볼까?
모습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들려주면 어떨까요?
고양이 20마리에게 세 명의 낯선 사람 목소리를 차례로 들려준 뒤, 마지막에 보호자 목소리를 재생한 연구가 있습니다.
낯선 목소리가 이어질수록 줄어들던 반응이 보호자 목소리에서 다시 커졌습니다. 고양이는 얼굴을 보지 않고도 익숙한 사람의 목소리를 구별한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반응은 귀와 고개가 움직이는 정도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보인 반응을 우리 집 고양이 한 마리의 뜻으로 그대로 번역할 수는 없습니다.
목소리를 알아봤다고 꼭 문 앞까지 마중 나오는 건 아니었습니다.

다음에는 귀부터 보자
다음에 이름을 부를 때는 눈보다 귀를 먼저 봅니다.
귀가 내 쪽으로 돌아오는지, 수염과 고개 방향이 달라지는지 잠깐 기다려보세요.
반응이 작다고 일부러 무시한다고 단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듣고도 지금은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으니까요.
크게 표현하지 않는다고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고양이는 자기 방식으로 이미 대답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동물과 닮았을까요?
사람도 낯선 자리에서 조용히 살피는지, 먼저 다가가는지처럼 반응을 보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내 안의 동물 찾기’는 10개의 일상 질문으로 낯선 자리에서 먼저 살피는지, 궁금하면 바로 다가가는지 알아보는 테스트입니다.
답을 모두 고르면 내 반응과 닮은 동물과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표현의 크기를 평가하지 않으니 내 모습을 가볍게 찾아보세요.



